004 붉은 매화와 흰매화


조희룡趙熙龍(1789~1866)은 시, 글씨, 그림에 모두 뛰어난 재주를 보였던 화가다.
유작 중 가장 많은 수가 매화 그림인데 이와 같은 자신의 매화화벽梅花畫癖을 『석우망년록』에 상세히 적었다. 이 그림은 두 그루의 매화가 커다란 화면 전체에 펼쳐져 있는 본격적인 전수식全樹式 병풍이다.
병풍 전면에 걸쳐 용이 솟구쳐 올라가듯 구불거리며 올라간 줄기는 좌우로 긴 가지를 뻗어내고, 흰 꽃송이와 붉은 꽃송이가 만발해 있는 걸작이다.
조선말기에 이르면 이전 시대에 묵매가 많이 그려진 것과 달리 이 작품과 같이 청대 화풍의 영향을 받아 화려한 색채의 홍백매紅白梅가 많이 제작되었다.
이 작품의 오른쪽에 적힌 글에서 조희룡은 자신의 매화 그림이 기존의 화론畫論에서 말하는 화법畫法이 아닌 전서篆書와 예서隸書의 서법書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하였다.
점점이 피어 있는 화려한 매화는 ‘은하수에서 쏟아 내린 별 무늬’와도 같고, ‘오색 빛깔 나부산羅浮山의 나비를 풀어놓은 것 같다.’고 하여 예술세계에서 무아의 경지에 들어가는 절정의 단계를 나비가 훨훨 나는 것에 비유하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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